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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에서 착시는 고대에서부터 여러 민족에 의해서 적용되어 왔습니다. 그중 최고의 사례는 고대 이집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도릭(Doric) 양식의 전신인 이집트의 베니핫산의 암굴분묘(B.C 1919)의 16각 석주의 주신에는 착시의 교정을 위하여 중앙부를 볼록하게 하였으며 오벨리스크에서도 사각탑이 위로 갈수록 가늘어지고 탑의 중앙부에 미세한 배흘림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양건축과 한국 건축에서의 착시"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양 건축에서의 착시

    서양 건축에서의 착시
    그리스 파르테논신전

     

    1. 방향 착시 ; 가. 기단부(stylobate)의 수평선 착시 : 파르테논 신전 기단부(stylobate)가 이루는 선의 중앙 부분을 정면과 배면에서 60mm, 측면에서 110mm 위로 올라가게 의도하여서 기단부 중심을 바라봤을 때 기단부의 수평선이 처져 보이는 착시를 교정하려고 의도적으로 계획하였습니다. 나. 기둥의 수직선 착시 : 기둥의 중앙부가 오목하게 보이는 착시를 교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배흘림(entasis)이 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배흘림 정도는 17mm로 기둥 높이 9.4m에 대하여 약 1/550 정도를 배부르게 하였습니다. 기둥이 일정한 굵기로 되어 있을 때 윗부분이 커져 보이는 착시를 교정하기 위하여 기둥의 상부 직경과 하부 직경을 다르게 의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기둥의 상부 지름이 1.47m, 하부 지름이 1.88m로 그 차이가 0.41m가 됩니다. 기둥 길이로 비교하면 1/23의 비율 차이입니다. 또한 건물의 양단에 기둥의 윗부분을 바라보았을 때 기둥 사이가 벌어져 밖으로 넘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어 불안하게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은 기둥 수직선의 상부가 밖으로 벌어져 보이는 수직 착시 현상을 교정하기 위하여 모서리 기둥을 60mm씩 안쪽으로 기울게 시공되어 있습니다. 2. 각도의 착시 ; 코니스(cornice)와 지붕선이 예각을 이루고 있어 각도에 의한 착시가 일어납니다. 지붕선의 중앙부가 아래로 처져 보이고 양단이 위로 올라가게 보입니다. 또한 아키트레이브나 코니스는 방향 착시에 의해서 수평선의 중앙 부분이 아래로 처져 보이게 됩니다. 3. 중첩으로 인한 착시 ; 네 모서리의 기둥들은 외부 하늘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다른 기둥에 비하여 중첩 현상에 의해서 더 가늘게 보입니다. 기둥상부 지름이 1.88m인데 모서리 기둥들은 0.04m를 더하여 1.92m로 시공되어 있습니다. 즉 모서리 기둥들은 다른 기둥들보다 1/50 정도 더 굵게 하여 안정되어 보이도록 한 것입니다. 4. 기타 ; 기둥과 벽체에 새겨진 문자들은 위로 올라갈수록 그 크기가 커져있습니다. 이것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았을 때 원근법에 의해 상부의 문자가 작아 보이는 현상을 교정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한국 건축에서의 착시

    한국 건축에서의 착시
    부석사 무량수전

     

    1. 방향 착시 ; 우리나라에서 기둥의 배흘림의 효과는 삼국시대부터 이용되어 왔습니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기둥들은 강한 수직적 요소를 이루고 있으며 배흘림에 의해서 수직선의 방향 착시가 교정되고 있습니다.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은 기둥의 배부름 뿐만이 아니라 파르테논 신전과 같이 기둥이 일정한 굵기로 되어 있을 때 윗부분이 커져 보이는 착시를 교정하기 위하여 기둥의 상부 직경과 하부 직경을 다르게 의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지붕 곡선 역시 착시 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둥의 배흘림보다 지붕의 용마루 곡선이 더 큰 비율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기둥의 배흘림에 의한 방향 착시 교정이 하나의 기둥에서 실루엣이 이루는 폭보다는 지붕선이 이루는 수평선의 간격(용마루선과 처마선)이 훨씬 크므로 더 휘어져야 하는 착시 원리와도 일치합니다. 2. 길이의 착시 ; 한국 건축에서의 길이의 착시는 건물의 높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위엄이 있는 건물들은 수직성이 강조되어야 하나 한국 건축은 음양오행 사상에 입각해 자연과의 조화를 위하여 극히 제한된 건물을 제외하고는 단층 건물로 되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건물을 높게 보이도록 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기둥 길이가 커져 보이도록 유도했습니다. 3. 각도의 착시 ; 귀 솟음의 효과는 지붕의 처마곡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처마 곡선이 중앙부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양단이 위로 올라감으로써 기둥의 상부가 이루는 선이 지붕선과 예각을 이루게 됩니다. 4. 중첩으로 인한 착시 ; 파르테논 신전(2/100)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모서리 기둥들도 일반 기둥들보다 굵게 교정되어 있습니다. 일반 기둥들에 비해 모서리 기둥들의 굵기를 비교해 보면 전등사 대웅전은 3/100, 무량사 극락전은 5/100, 화엄사 각황전은 10.7/100의 비율로 굵어집니다. 이 비율은 파르테논 신전보다 높은데요, 그 이유는 한국 건축에서는 기둥 사이가 벽으로 채워져 있어서 더 강한 중첩 현상을 일으키고 , 처마가 밖으로 길게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모서리 기둥들이 일반 기둥들보다 더 많은 하중을 지지해야 하는 구조적인 이유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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